오랜 시간 동안 형제자매가 없는 아이들은 외롭고, 이기적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 살아왔다. 이러한 외동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은 동서양 구분 없이 존재했으며, 현재도 곳곳에 만연하다. 외동에 대한 고정관념, 언제부터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 몇몇 저명한 심리학자들은 외동에 대한 인식을 형성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중에 아동심리학의 선구자 역할을 한 미국의 그랜빌 스탠리 홀(granville stanley hall) 교수가 있었다. 스탠리 홀 교수는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현재 잘 알려진 외동의 성향을 입증하는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홀 교수는 “외동인 아이를 과민하고 이기적이며 욕심이 많은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그들의 부모다”라고 말하며, 외동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다.
또 한 명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오스트리아의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출생 순서와 가족 구조가 아이들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고 정리했다. 아들러 역시 자신의 개인 임상 사례에 빗대어 외동에 대해 극도로 부정적이었는데, 아들러는 "외동아이를 과잉보호하고 애지중지하는 부모가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이러한 주장은 당시에 설득력을 얻었는데, 그 당시에는 현대와 달리 가족의 크기가 컸으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큰 위험이 따랐기 때문에 외동인 사람들은 특이한 사람으로 분류가 되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들로 분류가 되었다. 과거에는 가족의 크기가 곧 노동력을 의미했으며, 자녀는 대를 이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였기 때문에 유일한 자녀를 애지중지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멀지 않은 과거에 대한민국에서도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은 ‘칠거지악’중 하나로 여겨졌으며, 외동인 경우 아이를 애지중지하는 풍토가 성행했고 지금도 여전히 손이 귀한 집안의 경우 외동아이를 과잉보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국심리학회(the british psychological society)의 린다 블레어(linda blair)는 본인의 책에서 “가족 내에서의 위치가 아이의 성격을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주변에서 외동을 흔하게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과 영국, 프랑스, 대한민국을 포함한 서방 선진국에서도 여전히 두 명 이상의 자녀를 가진 가정이 표준적인 가정으로 여겨지며, 이상적인 가족이라는 문화가 팽배하다. 또한, 대중은 여러 미디어에 의해 유일한 자손을 과잉보호하는 부모와 어른들이 문제라는 인식에 미묘하게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 속 외동은 이러한 편견과 다른 경우가 많다.1980년대 후반, 연구원 토니 팔보(toni falbo)와 데니스 폴리틱(denise polit)는 외동아이에 대한 141개의 연구를 전면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성취와 동기부여, 적응력과 같은 분야에서 외동인 경우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 전반적으로 외동인 아이도 형제와 자매가 있는 아이들과 대부분의 면에서 비슷했다. 즉, 외동인 아이가 외롭고, 이기적이며 사회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말은 낭설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오히려 의지할 형제자매가 없기 때문에 다른 가정의 아이들과 우정을 쌓고 공유하는 방법을 더 빨리 배울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이 외동의 장점을 입증했다. 어떤 연구는 외동인 아이가 또래 아이들보다 뛰어난 언어 능력을 가졌다고 밝혔으며, 또 어떤 연구는 외동아이가 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외동이라는 이유로 부모들의 관심과 지원이 과하면 아이를 망칠 수도 있지만, 정상적이라면 오히려 충분한 사랑과 풍부한 언어 능력, 또한 사회에 누구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아이를 이기적이고 욕심 많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단순히 '외동'이어서 라기보다, 잘못된 육아 방식 때문이다.